[2025년9월12일]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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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9월12일]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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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풀 꺽여 시원한 가을바람이 부는 2025년 9월12일 금요일입니다. 점심후 길건너의 경희궁 산책을 하는데 아직은 끈적한 습도와 더위가 남아 있긴 하더군요.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실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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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이 걸어서 7-8분이면 닿는 시내에 위치해 있지만 매우 오래된 건물인 피어선빌딩 409호입니다. 출입문 창틀 등이 70-80년대 분위기를 풍기죠~~  예전 공해추방운동연합때 같이 활동했던 지인이 만들어준 단체 간판이 출입문 위에 걸려 있습니다. 

먼저, 회의용 탁자와 라운드 테이블이 눈에 들어오지만, 주변 벽면에 이러저러한 포스터와 걸개 현수막이 여기저거 걸려있습니다. 

<석면추방 한일연대>라고 한자로 쓰인 포스터는 부산의 석면추방운동가 정상래 선생의 글씨 작품입니다. 바다위원회, 엘지화학 인도참사 관련 현수막도 보입니다. 9월21일부터 일주일간 엘지화학 인도참사의 인도피해주민 5명의 방한 활동을 앞두고 있거든요~ 한달전에 와서 한국시민사회 활동을 경험하며 준비하는 인도사람 인턴 SAI가 요즘 매일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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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여러가지 물품이 쌓여있는 창고가 보입니다. 두서없는듯 보여도 나름 정리해놓은 것이랍니다~~ 
석면샘플들, 가습기살균제/후쿠시마/석면/대기오염/고래보호/영풍석포제련소 등 그동안 환경보건시민센터가 15년동안 활동하면서 사용한 캠페인 비품들입니다. 센터는 한번 만들면 5회~20회 이상 비품을 반복해서 사용하죠 ㅋ 

가운데 보이는 수퍼마켓에서 사용하는 카트는 정말 요긴하게 사용하는 물건입니다. 몇년전 광화문 케이티 빌딩안에 있던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으로 일인시위를 다니는데 라돈침대 피해자분이 시위 비품을 쉽게 갖고 다니자며 지하철을 두번이나 갈아타고 가져온 것입니다~ 지난달 8월28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14주기를 맞아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유족비품전시행사를 위해 그야말로 이고지고 끌고 거의 1톤 트럭 한대 분량의 짐을 저 카트 하나로 옮겼답니다~ 카트 바퀴가 떨어져서, 청계천에 끌고가 작은 바퀴를 버리고 조금 큰걸로 잘 굴러가는 걸로 땜질해서 교체를 한 번 했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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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역시 비품들이 쌓여 있는데, 메가폰이 들어 있는 보라색 가방, 천현수막과 캠페인 조끼 등이 들어 있는 가방 그리고 후쿠시마 캠페인때 사용하는 고무카약입니다. 벽쪽으로 지금은 현수막에 가려져 있는 나무칸막이에는 가습기살균제 제품/가습기와 유품들/석면베이비파우더제품/불매운동때 사용하던 레킷벤키저와 옥시제품들/스프레이제품들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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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안쪽으로 몇발 들어오면 최근에 구입한 작은 냉장고가 보이고 (고장난 오래된 것은 아직 못버리고 여러음료를 넣어두었습니다~), SAI가 일하는 책상 앞엔 그린디자이너 윤호섭 교수님의 남방큰돌고래 실물크기 작품이 벽에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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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실의 보물 중 하나입니다. 
<나못간다 나못간다>로 시작되는 하종오 시인의 <공해병 영산노래>를 고인이 되신 쇠귀 신영복 선생님이 쓴 글씨 작품입니다. 
원래 환경운동연합 건물 입구에 걸려있던 것인데, 쓸모를 찾지 못하고 구석에 처박히길래 공해병운동을 하는 환경보건시민센터로 옮겨와 사무실 한 가운데 걸었습니다. 무릇 모든 물건은 자기 자리가 있는 법이고, 이 액자는 여기가 그 자리이니까요~ 요즘 공해라는 말을 하는 곳 이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유일하니까요 ㅋ 

히로시마,나가사끼부터 시작해 철조망의 남북문제, 유독가스의 공해병까지 두루 환경문제,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때 익숙하게 자주 보았던 지금은 사라진 <처음처럼> 소주병 글씨체로 쓴 <공해병 영산> 시를 찬찬히 함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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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탁자 옆 벽면에는 <현장에 답이 있다> 라는 글씨 작품이 눈에 들어오는데 공해추방운동연합의 초기 공동대표 3명중 한분인 이덕희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의 작품입니다. 사무실에 오는 사람마다 '좋은 글귀, 잘쓴 작품'이라며 탐(?)을 내는 액자입니다. 저 구석에 에어콘이 보이는데 15년전 이 사무실로 이사올때 전에 사용하던 사람들이 놓고 간 것인데 여름철 여러사람들이 오는 행사때 한번씩 틀곤 합니다. 아직은 돌아가긴 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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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무실이지만 베렌다도 있습니다. 여기가 오피스텔 용도로 만든 공간이라서 작은 화장실도 있지요~ 이사오기전 혜화동의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너른 공간에서 사용하던 비품들을 갖고 와서 베란다 공간을 가득 차지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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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입니다. 원래 큰 공간에 책상을 두고 작은 방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었는데 지난 겨울 많이 추웠고 큰 공간의 난방이 쉽지 않아서 작은 방으로 옮겼습니다. 혜화동 사무실에서 쓰던 커다란 화이트 보드가 벽을 한가득 차지합니다. 지난 6월 이재명 정부 출범이후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 시리즈 캠페인을 위해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의 김현아 사무차장(화가)이 멋진 글씨로 만들어준 포스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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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전 해인 2019년 한해동안 <숨 합창단>이 조직되어 활발하게 활동했더랬습니다. 가습기살균제로 아버지를 잃은 학교 음악교사가 제안해 구성된 합창단이었는데,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족들, 석면암 투병환자, 라돈침대 피해자, 그리고 환경보건시민센터 운영위원과 회원들이 참여해서 사무실에서 연습도 하고 실제 공연도 여러번 했습니다. 그때 반주용으로 라돈침대 피해자분이 집에서 쓰는 전자피아노를 갖고와서 사용했고 그 이후 올해까지 놔 두어서 제가 조금씩 떠듬떠듬 도래미파 하고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헌데 지난 주에 전자파아노 주인이 와서 가져갔어요 흑~ 

마침 저희 집에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 천덕꾸러기 취급받는 오래전 아이들이 사용하던 피아노가 있어서 가족모두의 허락을 받고 옮겨왔답니다~ 


<숨 합창단>을 다시 시작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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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사무실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건물안에 있었는데, 환경보건학 박사과정의 어떤 분 취미가 LP판 모으는 거였어요. 그분이 오래된 LP수십여장과 중고 턴테이블을 주셔서 가끔 틀곤 했는데 턴테이블이 오래되어 고무타는 냄새가 나고 회전이 느려져서 못쓰게 되었답니다. 우짤까 하다가, 교보문고에서 작은 턴테이블을 발견하고 질렀습니다~ 산울림 양희은의 70년대 LP부터 노찻사와 김광석, 김현식 그리고 실비바르땅 등 오래된 팝송들을 가끔 크게 틀어 듣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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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무실의 가장 멋진 뷰는 바로 창밖 경향신문 건물 외벽에 번져가는 담쟁이입니다. 사실 이걸 보여드리려고 사무실 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베란다의 오른쪽 창문은 이사온 이후 처음 열어서 혼이 나갈 정도의 불쾌한 소음이 나더군요. 인터넷을 뒤지니 창틀에 비누를 발라고 해서 따라했더니 슥 소리없이 잘 열리고 닫힙니다~ 


겨울되면 무지하게 추운 베란다가 되지만, 적어도 지금부터 한달여 가을은 창문 활짝 열어놓고 산들바람에 잎들이 흔날리며 가을색으로 익어가는 담쟁이를 보며 차 한 잔의 즐거움을 만끽하겠네요. 

누구라도 광화문쪽 오시면 피어선빌딩에 들르세요. 이 멋진 가을정취를 오래된 LP음악과 함께 차 한 잔 대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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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죠! 하루가 다르게 붉은 색의 꽃잎이 늘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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