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질환 건설노동자 석면피해를 상담해 드립니다]
2014년 7월 22일 오후3시경 서울시청광장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과 민주노총 주최 행사장 한켠에 세워진 하얀색의 천막에 붙은 플랭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폐질환 건설노동자 석면피해를 상담해 드립니다]라는 글귀에 '석면피해자의 70%는 건설노동자'라는 부제가 달렸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와 서울대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이 건설연맹과 함께 기획한 석면피해노동자찾기 캠페인의 일환이다.
시내 곳곳에서 개별집회를 갖고 행진으로 서울시청 광장에 모인 이날 집회참가자는 전국에서 모인 3만여명의 건설노동자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다. 무려 3만명!!!!! 주로 건설노동자와 플랜트노동자들이 주축이다. (당초 건설연맹의 박종국 국장님으로부터 3만명 참가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설마 했는데 정말이었다. 그런데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서는 1천명의 집회라고 했다고 택시기사분이 전했었다??)
석면제품의 대부분이 건축불연재인 천장재나 지붕재다. 때문에 이들 석면제품을 사용하다 노출되는 작업자는 대부분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이다. 문제는 석면에 노출된 후 짧게는 10년 길게는 40여년이 지난 후에 악성중피종, 폐암, 석면폐와 같은 석면질환이 발병한다는 점이다. 즉, 대부분의 석면노출 노동자들이 퇴직후인 60대-70대에 질환이 나타난다.
현실적으로 이때는 모두 조합원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조합에서 이들 퇴직노동자의 석면질환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형편이 못된다. 결국 피해노동자들은 산업재해나 직업병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방치된다. 일부는 2011년부터 시행된 석면피해구제법으로 석면질환피해가 인정되기도 하는데 이는 환경성 석면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로서 산재보험보다 10~30%수준의 구제금을 받을 뿐이다. 때문이 이날 캠페인은 이러한 현실을 현직 노동자들에게 알리고 주변의 페질환 노동자 돌료나 선배들이 있으면 석면관련성을 상담받으라는 취지다.
이날 참석자들에게 배포한 전단 내용을 아래에 소개한다.
참고로, 나는 정말 오랜만에 노동자 집회에 참석했더랬는데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우선 참석자들이 단일한 대오를 갖추고 매우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상당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전국에서 모인 3만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평소 조합활동이 활발하게 돌아가야 가능한 거다. 그리고 연단에 설치된 두개의 대형 스크린으로 집회 곳곳와 연단의 발언자가 생생하게 중계되었다. 화질이 엄청 좋았고, 방송장비가 빵빵하여 발언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놀라운 기능! 노동가요를 부를때 연단 화면 하단에 가사가 노래방 기계처럼 흘러나왔다. 당연, 모든 참가자들이 노래를 힘차게 따라 불렀다. 철의 노동자, 진군가, 노동조합가 등을 오랜만에 소리쳐 불러 보았다. 건설노동자, 플랜트노동자들의 건투를 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최예용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