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차일인시위-최예용 소장

가습기살균제피해
홈 > Hot Issue > 가습기살균제피해
가습기살균제피해

80차일인시위-최예용 소장

임흥규 0 5574

2012.9.12()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이 일인시위를 하였습니다. 오늘 소개할 피해사례80번째는 친정엄마가 자기딸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다가 사망했다고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제보한 사례입니다. 2010 4월경 서울**병원에 간호사로 근무하던 딸이 기침과 호흡곤란이 와서 다니던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했습니다. 더 이상 호전되지 않아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호흡기착용한 상태로 1개월 후에 사망한 사례입니다 

-

가을이다. 계절이 두번 바뀌고 있다. 지난 521일 봄에 시작한 일인시위는 뜨겁고 비 많았던 여름을 거쳐 선선한 계절을 맞고 있다. 우연히 오늘 일인시위에 나선 내 복장도 가을색이다. 여든번째 일인시위다. 사망피해자 유족들이 엊그제 과실치사로 형사고발했는데 오늘 언론에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건도 있단다. 경찰과 검찰이 어떻게 수사하고 지휘할지 궁금하다. 기업들은 나름대로 독성시험을 거쳤고 사람들을 해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정부의 역학조사와 동물실험이 잘못됐다고 제품은 안전하다고 우길지도 모른다. 검경이 수사해보니 문제는 있어보이는데 적절한 위법사항과 걸만한 법률이 없다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수사하여 고의성은 없다할지라도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죽었고 정부조사결과 관련성이 밝혀졌으므로 과실치사로 송치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죽은 사람이 되살아오지 않고 유족들의 한과 분이 풀리지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의 바램이다. 사실 이러한 조치는 정부가 나서서 먼저 고발하여 벌써 진행되었어야 할 기본적 조치였다. 사건발생 1년이 지난 지금 정부 즉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환경부, 지경부, 총리실 등 이들 기관은 누구도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지 않고 있고 피해대책은 모두다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는 형편이다.

-

아침에 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통화했다. 그는 폐를 이식한 성인남성이다. 지난 4월에 내가 직접 찾아가 방문조사를 했었다. 상태가 나빠져 다리에 마비가왔고 장애인등록까지 했단다. 그런데 최근 더 어려운 일이 생겼단다. 멀쩡히 회사다니던 남편이 얼토당토한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쓰러져 병원 중환자실에서 신음하더니 폐이식 수술을 받고 겨우 살아나 집에서 겨우 거동만 하는 상태니 돈도 돈이고 집안이 엉망일 것이다. 주변에 도움을 청해 시어머니가 집안일을 도와주셔서 직장에 나가고는 있지만 마음이 편안할 리 없다. 그간 힘든 생각, 편지 못한 마음을 감추고 억누르다 서로 언쟁이 생기고 급기야 이대로는 못산다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간신히 아내를 달래서 한 대학이 운영하는 부부 심리상담 프로그램에 가기로 했단다. 그는 긴 한숨을 쉬었다.

-

지난 6월 한국환경보건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본인과 가족들이 격는 정신적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심각한 것이라고 한다. 소위 PTSD 외상후스트레스장애라는 것인데 자살충동이 5배나 높다는 조사결과다. 조사보고서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정상적인 인간관계 및 사회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적고 있다. 폐를 이식하여 겨우 살아남았지만 몸은 엉망이고 아무런 사회적 역할을 하지 못하는 피해자의 심정을 내가 어찌 가늠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가족이 당하는 고통을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이 이런 상황을 이겨내도록 우리사회가 도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가정이 파탄나 아이가 죽고 부부가 헤어진 사례가 더 있다. 그들 부부는 처음 문제해결에 모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아이의 죽음과 그 충격은 부부를 갈라놓았다. 너무나 안타까운 사연들이다. 자살충동을 느낀다는 심정은 이렇게 가정을 파괴하는 상황으로 악화되는 것이다.

-

오늘 80번째 일인시위에서 소개된 피해사례는 성인여성 사망사례다. 피해조사차 방문한 곳은 친정집이었다. 친정집 남동생이 신고를 해주었다. 친정어머니는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간호사출신의 딸이 시집가서 아들딸 낳고 잘 살고 있었는데, 이 왠 청천벽력인가. 억장이 무너지는 친정어머니. 병원서류를 떼서 보내달라고 하니 껑중하게 키 큰 남동생이 휑한 눈을 하고 한보따리를 챙겨서 직접 환경보건시민센터로 들고 왔었다. 일인시위에라도 나오시라고 친정엄마께 연락하면 그저 울기만 하신다. 바로 그 사례다 

-

다음주 수요일 919일 오후2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열린다. 그리고 이어 전개되는 국정감사에서 여러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해결을 위해 나서겠단다. 기업과 정부가 스스로 잘못을 사죄하고 피해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불구상태이니 국회라도 나서서 이들을 나무라고 채찍찔하여 정신을 차리게 해주었으면 한다 

-


1.jpg

2.jpg

3.jpg

4.jpg

5.jpg

6.jpg

7.jpg

8.jpg

9.jpg

10.jpg

0 Comments
시민환경보건센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