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가습기살균제·석면피해자를 위한 나무 500여 그루…“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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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가습기살균제·석면피해자를 위한 나무 500여 그루…“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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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석면피해자를 위한 나무 500여 그루…“기억해주세요”
KBS 2021.4.5 


서울에 가습기살균제와 석면 피해자들을 위한 작은 추모의 숲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서울 마포구 노을공원 한편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추모의 숲'과 '석면피해자를 위한 추모의 숲'이 있습니다.  

물론 정부나 지자체에서 공식적으로 조성한 곳은 아닙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등의 단체가 피해자들과 함께 2016년 식목일부터 매년 나무를 심어 만든 공간입니다.

노을공원시민모임의 도움을 받아 6년째 진행되고 있는 이 행사는 그동안 20여 차례 동안 500여 그루의 나무를 심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 공원에서 자라고 있는 500여 그루의 나무는 자신이 가습기 살균제와 석면 피해자인지도 모르고 숨진 희생자들과 피해자로 인정받았지만 숨진 희생자들 그리고 희생자임에도 희생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숨진 이들을 위해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병 중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도 나무를 심으며, 먼저 떠나보낸 사랑하는 사람들을 추모하고 자신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오늘(5일)도 이 추모의 숲에 30여 그루의 나무가 새롭게 심어졌습니다.

추모의 숲 위치 /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추모의 숲 위치 /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지금까지 가습기살균제와 석면, 라돈과 같은 환경 피해자들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나 기념관조차 만들어진 적이 없다"면서 행사를 마련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현재 추모의 숲 장소가 노을공원에서 조금 외진 장소에 있어 아쉽다"면서 "식목일 뿐 아니라 기회가 닿을 때마다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기억을 나누며 나무를 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소장은 "투병 중인 피해자들에게 해당 사건들은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정부나 지자체에서 나서 사건을 공유하고 기억과 교훈을 후대로 전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올해 행사에서 나무를 심는 모습올해 행사에서 나무를 심는 모습

■ "매일 고통스러워 숨도 쉬기 힘들어" …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오늘(5일) 행사에 참여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가족인 송미정 씨는 "매일 고통스러워 숨도 쉬기 힘들 지경"이라면서 "잊고 싶어도 정부와 가해 기업의 행태에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송 씨는 "4년 넘게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남편이 너무 그립다"면서 "하루빨리 모든 일이 제대로 바로 잡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나무를 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석면피해자인 이성진 씨도 오늘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이 씨는 "나무를 심으면서, 유가족들과 살아남은 피해자들이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위로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모두가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일들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가습기살균제와 석면 피해자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습니다.


■ "정부에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7,380명 가운데 가해기업 배·보상 받은 피해자는 단 700여 명"

올해 3월 26일까지 정부에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7,38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22%인 1,647명은 투병 중 사랑하는 이들 곁을 떠났습니다. 

자신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줄도 모르고 이름 모를 고통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이나, 여전히 투병 중인 희생자들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현재까지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에 의거한 정부 판정에서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들은 4,114명에 불과합니다. 또 가해 기업에 피해를 배상 또는 보상받은 사람들은 단 700여 명뿐입니다.


■ "최근 10년 동안 확인된 석면 피해자는 4,946명, 산업재해 피해자 인정은 449명뿐"

10년 전 석면피해구제법이 시행되고 지난해 2월까지, 해당 법에 따라 환경성 석면 피해 사실을 인정받은 피해자들은 모두 4,946명에 달합니다. 이들 가운데 35%인 1,745명은 숨졌습니다. 

또 피해자들 가운데 지난해 11월까지 산업재해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들은 449명에 불과합니다.

■ 잊혀져 가는 사람들과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석면 피해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가해 기업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여러 가지 환경적 위험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최근 발생한 라돈 침대 사태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의 몸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더 무서운 사실은 수많은 피해자처럼 내가 피해자인 것도 모른 채 이유 모를 질병과 싸워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석면 피해자, 라돈 침대 피해자 등 수많은 환경 피해자를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고쳐나가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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