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제주] 가습기 살균제 참사 12년 지났지만…“피해 구제는 언제쯤”
가습기 살균제 참사 12년 지났지만…“피해 구제는 언제쯤”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2년이 지났지만, 피해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요.
제주에도 피해자가 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40명뿐인 데다 피해 보상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쓰다 2010년 간질성 폐 질환 진단을 받은 김옥분 씨.
피해 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 김 씨는 제조사인 옥시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대법원은 소송을 제기한 지 9년 만에야 김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옥분/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저희가 포기를 해버리면 그게 판례가 돼버리면 다른 피해자들은 희망이 없잖아요. 저뿐만이 아니라 가습기 피해자들이 엄청 힘들게 생활하고 있어요."]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처음 알려진 지 12년이 흐른 지금,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뒷짐 지는 사이, 피해자들의 고통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7월까지 제주지역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자는 59명, 이 가운데 40명만 피해를 인정받았습니다.
사망자도 8명입니다.
2년 전 조사 때보다 피해 신고와 피해 인정 사례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학술 논문을 근거로 제주지역에서 병원 치료를 받은 피해자가 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점에 비춰볼 때 100명 중 채 1명도 신고하지 않은 셈입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피해자인지 알면서도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신고를 못 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로 많다는 사실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법원이 처음으로 기업의 책임을 묻는 판결을 낸 가운데, 과연 피해자 구제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