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한 달에 16일·강원 14일 선진국 기준치 35㎍/㎥ 초과 서울 구의동·경기도 이천은 느슨한 국내 기준치 웃돌아
중부 지역 대부분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지난해 겨울 내내 국제적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 달의 절반가량 기준치를 웃돈 지역도 있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19일 공개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 분석 결과를 보면 2013년 12월~2014년 3월 사이 중부 지역 초미세먼지 측정소 16곳 중 13곳의 월평균 농도가 선진국들의 기준치인 일평균 25~35㎍/㎥를 크게 넘어섰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17일 서울 남산에서 한 시민이 미세먼지를 뒤집어쓴 한강 남쪽의 빌딩 숲을 바라보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안전 기준치(연평균 10㎍/㎥)와 견줄 때 전국의 모든 측정소가 1.5~3.5배 웃돌았다.
한국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기준치는 50㎍/㎥로 미국·일본 35㎍/㎥, 호주 25㎍/㎥,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 25㎍/㎥보다 훨씬 높다. 세계보건기구는 2013년 10월 초미세먼지를 석면·자외선·담배연기와 같은 발암물질로 분류해 발표했다.
서울 구의동, 경기 의왕·이천시, 인천 구월동 등에선 선진국보다 느슨한 한국 기준치 50㎍/㎥도 넘을 정도로 강한 초미세먼지가 이어졌다. 서울 구의측정소의 월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3년 11월 36.7㎍/㎥, 12월 56.7㎍/㎥를 기록했으며, 2014년 4월 48.7㎍/㎥까지 6개월 연속으로 선진국 기준치를 넘어섰다. 충북 청주, 충남 천안, 인천 구월동 측정소는 2013년 11월부터 2014년 5월까지 7개월 연속, 경기 의왕측정소는 2013년 12월부터 2014년 5월까지 6개월 연속으로 선진국 기준치를 넘어섰다. 경기 이천측정소는 2014년 1~5월 내내 기준치를 넘어섰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밝힌 월평균 농도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과 낮은 날을 종합한 수치여서 겨울뿐 아니라 봄, 여름, 가을에도 기준치를 넘어선 날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이 한국환경공단이 공개한 최근 한 달 사이 초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한 결과 일부 지역에선 한 달의 절반가량 기준치를 넘어선 농도가 나타났다. 충남 지역이 선진국 기준치 35㎍/㎥를 넘어선 날이 16일로 가장 많았고, 강원이 14일로 뒤를 이었다. 경기·광주 지역은 13일간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넘어섰다. 인천은 9일, 서울·대구는 8일 동안 기준치를 웃돌았다.
충남에서는 황사가 한국을 덮쳤던 지난달 23일 한국 기준치인 50㎍/㎥의 2배가 넘는 108㎍/㎥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타나기도 했다. 서울과 경기에서도 같은 날 70㎍/㎥와 78㎍/㎥를 각각 기록했다.
장하나 의원은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치는 초미세먼지의 건강 위험성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있다”며 “기준치를 낮추는 동시에 초미세먼지 농도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차량부제, 화력발전소 축소 등의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