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

2015년 10월16일

성/명/서

사건발생 4년 넘어 이루어지는 만시지탄의 검찰의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늦었지만 이제라도 142명의 사망자와 388명의 질환자를 발생시킨 살인기업을 엄단하라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관련하여 지난 8월말 경찰로부터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이 제품 제조사와 PB상품 유통사 등에 대해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검찰은 관련 회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이르면 다음주부터 업체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한다고 16일 오전 언론에 밝혔다.

검찰이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힌 제조사들은 경찰이 기소의견을 낸 8개 회사들이 대상이다.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만든 옥시레킷벤키저와 원료제조사 ㈜한빛화학, 롯데마트의 자체기획상품(PB)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을 만든 용마산업사와 롯데마트 그리고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의 흠플러스, 덴마크에서 원료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진 [세퓨 가습기살균제]의 크린코퍼레이션과 버터플라이이팩트, [아토오가닉 가습기살균제]의 아토오가닉 등 8개이다. 이외에 이들 회사들이 운영하는 자체 연구소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4년 전인2011년 8월31일 정부가 원인미상의 폐손상 사망사건에 대한 역학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해 11월11일 정부는 개별제품의 동물실험결과를 공개하면서 옥시싹싹, 롯데 와이즐렉 등 6개 제품에 대해 리콜명령을 내리고 다른 제품들도 사용하지 말도록 권고했다.

이후 4년여 동안 530명의 피해신고가 있었고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각각 조사하여 제품사용과 건강피해간의 관계를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제조사들에 대해 취한 조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장광고 고발뿐이었다.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와 대책마련도 회피하다 나중에 제조사들로부터 돌려받기 쉬운 조건(구상권)에 해당하는 일부 피해자들에 대해서만 병원비와 장례비를 일부 지원하고 있다.

때문에 피해자들과 이 문제를 지원하는 환경보건단체는 2012년 8월과 2014년 8월 두차례에 걸쳐제조사들을 처벌해 달라고 중앙지검에 형사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정부가 진행중인 피해신고자와 사용제품간의 관련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1년 넘게 조사를 중단해 제조사를 봐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자 수만 142명이 죽고 388명이 다친 사상 초유의 환경사건에 대해 4년간 아무런 조치가 없다가 뒤 늦게 이루어지는 검찰수사는 만시지탄의 안타까움이 크다. 지난 4년동안 해당 회사들이 자신들의 관련서류를 모두 지우고 감추고 고쳐놓았을 것 아니냐는 의문이 피해자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100명의 사망자를 낸 최대 가해제품 옥시싹싹을 만든 옥시의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상대로 한 피해소송을 무료로 대리하는 영국변호사 크리시넨두 무커지(Krishnendu Mukherjee)씨는 지난 9월초 한국을 방문하여 피해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사건은 정부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곧 바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여 제조사들이 형사처벌을 받도록 했어야 했다. 한국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제품으로 사람이 죽고 다쳤다는 사실을 밝혀내고도 왜 피해대책과 제조사의 책임을 묻지 않았는지 의아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정부기관이 수사의뢰를 했어야 했고, 큰 사회문제화한 사건인 만큼 검찰이 자체적으로라도 수사에 나섰어야 했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사람이 여럿 죽는 대형 살인사건이 발생하여 수사를 통해 누가 범인인지 밝혀내고도 정작 범인을 4년 동안이나 내버려 둔 꼴이라는 이야기다.

너무나 뒤 늦은 검찰의 제조 유통사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계자 소환조사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검찰에 요구한다.

하나.   무고한 어린이와 산모를 죽게 하고도 4년간 책임을 회피해온 반생명적이고 반사회적인 기업의 책임자와 관계자들을 모두 법정에 세워 살인죄로 처벌하여 사법정의를 실현해 달라.  

둘.       경찰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많으니 이를 철저히 보완하여 수사해달라. 특히 20여 종의 국내 유종제품 중 2-3개의 해외 원료 수입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 또한 2011년 11월 질병관리본부가 일부 제품에 대해서만 그것도 제한적인 방식으로(폐섬유화 확인)만 동물실험을 했는데 모든 제품에 대해서 폐섬유화 이외의 다른 건강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

셋.       1994년 국내에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처음 판매된 이후 2011년 말 사용중단까지 '18'년동안 매년 최대 800만명의 국민들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바 있다. 현재 신고된 530건의 피해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이야기다. 검찰은 드러나지 않은 피해를 모두 밝혀내는 수사를 해주기 바란다.

l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철저한 검찰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10월19일(월) 오전 11시 서울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엽니다. 많은 관심바랍니다.

n  기자회견;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철저한 검찰수사 촉구

n  일시; 2015년 10월 19일 월요일 오전 11시

n  장소; 서울 중앙지검 정문 앞 (법원정문을 마주보는 검찰청 정문 앞)  

2015년 10월 16일

환경보건시민센터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내용문의; 최예용 소장 010-3458-7488, 강찬호 대표010-5618-0554

검찰수사 관련 기사는 다음 클릭 참조 http://eco-health.org/bbs/board.php?bo_table=sub02_03&wr_id=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