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클린 디젤이라더니… 유로 디젤은 다르다더니…
환경보건시민센터 보도자료
2015년9월25일자
폭스바겐 디젤차량 불법배출장치 조작사건에 대한 성명서
클린 디젤이라더니… 유로 디젤은 다르다더니…
디젤매연은 1급 발암물질이다,
디젤차량이 내뿜는 미세먼지도 1급 발암물질이다 !
국민생명이 먼저다,
불법 일삼으며 대기오염 악화시키는 디젤승용차 생산과 판매 중단하라
정부는 디젤차량의 대기오염건강부담세금을 신설하고,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시 차량2부제와 디젤승용차운행금지 정책을 추진하라.
클린 디젤이라더니, 유로디젤은 다르다더니…. 기가 막힌 일이다. 세계에서 가장 환경정책이 앞서나가고 환경운동도 활발하다는 독일에서도 굴지의 기업이 저지른 디젤승용차 배기가스 조작사건이라니…
팩트 하나, 휘발유나 디젤이나 같은 화석연료이다.
팩트 둘, 디젤은 휘발유나 LPG보다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를 더 많이 배출한다.
팩트 셋,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디젤차량 매연과 미세먼지 그리고 대기오염을 1급 발암물질(Group1)으로 규정했다. (참고로 휘발유 차량매연은 2급 발암물질이다 Group2B)
그런데도 최근 세계적으로 디젤승용차 붐이 일었다. 한국에서도 디젤승용차 광고가 신문과 TV화면을 장악했다. 한편 최근 매년 겨울철에는 스모그 사태로 몸살을 앓아왔다. 그런데도 유로디젤은 괜찮다, 더 깨끗하다, 클린 디젤이다 라는 홍보와 주장이 판을 쳤다. 정부는 심지어 디젤택시까지 허용하며 디젤차량 붐 조성에 앞장섰다.
이러다 보니 환경전문가와 심지어 일부 환경운동가들 사이에서도 유럽형 디젤은 괜찮은 거 아니냐는 인식이 넓게 퍼져있었다. 디젤차량 매연의 유해논쟁은 매우 기술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버렸고 환경정책에서 가장 앞서가는 독일에서 괜찮다는데… 하는 심리가 만연했다. 결국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문제에서 디젤승용차는 환경운동과 환경정책의 대상에서 사실상 빠져나가고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과 2014년에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는 각각 1급 발암물질이며 연간 7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세계 최악의 살인물질이다.’라는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2012년에는 ‘디젤차량의 매연도 1급 발암물질이다’고 규정했다. 이전까지 흡연(담배)이 연간 600만 명을 죽음으로 이끈 최악의 저승사자였는데 대기오염은 그보다 100만명이나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겨울철마다 우리는 초미세먼지 스모그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세계보건기구의 발표내용은 환경과 보건당국의 어느 정책자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철저하게 도외시 되었다.
대한민국의 경제는 삼성의 휴대폰과 현대의 자동차라는 두 개의 바퀴로 굴러간다는 저잣거리의 이야기가 사실인양 경제당국은 물론이고 환경당국도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에 미온적이고 디젤차량 판매시장을 활짝 열어주었다.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여러 발생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차량이고 그 중 승용차와 디젤차량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런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될 정도의 심각한 스모그가 발생해도 차량2부제나 디젤승용차 운행금지와 같은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계와 시민단체 조사(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2013년, 82.5% 찬성)에서, 자치단체 조사(서울시, 2014년 85.5% 찬성)와 심지어 정부여당의 연구소(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2014년, 64.8% 찬성)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결같이 국민들은 초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차량부제를 찬성하고 있지만 국민여론은 대기오염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차량2부제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제스포츠경기때나 하는 대외홍보용 행사이지 환경정책이 아니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국민과 정부는 자동차산업이라는 고양이 앞의 쥐와 같은 신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폭스바겐 디젤승용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에 대해 자동차 배출가스문제를 다루는 정부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관은 “폭스바겐 배기가스 사태는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친환경 위장극”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디젤자동차는 절대 친환경이 될 수 없다”는 말과 ‘조금만 관리에 소홀해도 대기오염 주범이 되는 것이 디젤자동차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왜 정부전문가의 이러한 판단을 우리는 평소에 접할 수 없는 것일까?
이번 사태를 통해 밝혀진 것처럼, 검사과정만 통과하면 실제 주행시의 배출가스 점검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왔다. 환경정책과 교통정책이 얼마나 허술하고 엉터리였는지 기가 막힌다.
세계최대 자동차업체라는 폭스바겐 불법사태를 접하며, 우리가 최근 경험한 한 글로벌기업의 제품안전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영국계 다국적기업인 레킷벤키져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문제다. 어린이와 산모를 중심으로 142명이 사망했는데 레킷벤키저 제품을 사용한 사망자가 으로 100명이나 된다. 전체 피해자만 530명에 이른다.
가습기살균제는 아무런 의심없이 십수년 을 집안 곳곳에 놓고 늘 사용하는 생활용품이었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런 생활용품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이름 없는 작은 회사들의 제품이 아니다. 세계 굴지의 회사들이 만든 제품들이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는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은 자동차나 살균제와 같은 생활용품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또한 이름있는 큰 기업들 일수록 그러한 불법과 탈법을 일삼고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지지 않으려고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다.
국민생명이 먼저다,
우리의 요구1; 정부는 국내에서 시판되는 모든 디젤승용차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불법 일삼으며 대기오염 악화시키는 디젤승용차의 생산과 판매 중단시켜야 한다.
우리의 요구2; 모든 디젤차량에 대한 환경규제 강화해야 한다. 특히, 디젤승용차와 다른 디젤차량을 중심으로 자동차 배출가스가 대기오염 특히 초미세먼지 발생에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발생하는 국민건강 피해비용을 부담시키는 대기오염건강부담세금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
우리의 요구3; 올 겨울 초미세먼지 주의보와 같은 스모그 사태가 닥칠 때 차량2부제와 디젤승용차 운행금지와 같은 국민건강보호 대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 구요비, 백도명, 황정화
내용문의; 소장 최예용 (환경보건학 박사, 010-3458-7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