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옥시 영국본사의 사과문 발표에 대한 입장
■ 2016. 9. 23 발신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 관련 사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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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옥시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의 사과문 발표에 대한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의 입장
옥시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공식 사과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옥시가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의미 있는 진전이다.
이번 참사에서 옥시레킷벤키저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안팎으로 절대적이다. 가습기살균제 시장에서 차지했던 판매 비중으로도, 지금까지 신고된 피해자들이 사용한 제품의 70% 가량이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옥시싹싹) 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더더욱 그렇다.
옥시는 2001년부터 이미 한국 기업이 아니었다. 영국의 다국적 기업 레킷벤키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경영권을 갖고 있는 자회사다. 하지만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해 영국 본사는 책임을 회피하고 한국의 옥시레킷벤키저에만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발뺌해 왔다. 특히 2011년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옥시싹싹의 위해성 조사와 과정을 기획하고, 결과를 조작ㆍ은폐했으며, 그를 위해 연구자를 매수하는 등의 범죄행위가 자행됐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직접 개입한 영국 본사는 줄곧 이를 부인해 왔다.
이렇듯 영국 본사와 한국 옥시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관련 증거들을 조작ㆍ은폐한 결과물은 피해자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재판부가 옥시 측의 책임을 제대로 규명해 판결하려 하지 않고 쌍방과실 교통사고에 준하는 합의 방식와 배상 수준으로 해결하도록 종용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적극 가담한 사실도 이미 드러났다. 이 과정에 대한 수사도 필요한 까닭이다.
올해 들어 한국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영국 본사에 대한 수사도 시도했지만 수사의 기본이라 할 책임자와 관련자 소환 조사나 대면 조사도 하지 못했다.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는 피해자들과 유가족들, 시민사회단체가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영국 본사를 항의 방문했을 때도 책임을 회피하고 자회사인 옥시레킷벤키저에만 책임을 떠밀며 선을 그었다. 그래왔던 영국 본사의 공식 사과라는 점에서 사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영국 본사의 사과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분명히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낳은 중대 참사의 책임자이면서 사건 발생 이후 5년 동안이나 책임을 회피해 왔다는 점에 대한 반성이 빠져 있다. 지난 5월 초 한국의 옥시레킷벤키저 사장이 처음으로 사과를 했을 때, 그리고 8월 중순 국회 특위가 청문회를 앞두고 영국 본사를 방문 조사하려 했을 때, 마지막으로 8월 말 국회 청문회에서 영국 본사 책임자들을 증인으로 불렀을 때 영국 본사의 책임자가 방한해 피해자와 국민에게 직접 사과해야 했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번 사과문의 내용을 놓고 국회 특위와 사전 협의하는 과정에서도 영국 본사는 구체적 책임과 이후 대책을 명기할 수 없다고 버텼고 두루뭉술하게 담을 것을 끝까지 고집했다. 무엇보다 사과문의 발표 형식을 놓고도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피해자와 유가족들 입장에서는 결코 진정한 사과라 보기 어려운 이유다. 국회 특위 대표단과 피해자들이 가해자가 있는 이역만리까지 쫓아가니까 마지못해 고개 숙인 ‘엎드려 절받기’였던 셈이다. 다수 피해자들이 지적하듯, 그동안 사과해 달라고 수도 없이 요구했으나, 줄곧 회피해 오던 영국 본사가 UN인권이사회 유해물질보고관의 권고가 나오는 등 국제적으로도 문제가 되니 어쩔 수 없이 사과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번 사과문에는 구체적 책임 표명, 진심 어린 사과, 피해자 구분 없는 제대로 된 배상 등 지금까지 옥시레킷벤키저에 제기해 온 심각한 문제점들 가운데 무엇 하나 개선된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 특히 3-4단계 판정 받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계획이 전혀 없고, 아직 판정이 나오지 않은 3-4차 신고자들과 잠재적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다. 또한 1-2단계 피해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옥시의 최종배상안'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아무런 개선 조치가 없다.
영국 본사의 사과문 발표를 계기로 다음과 같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영국 본사의 책임이 분명해졌고 그들도 인정한 만큼, 한국 검찰은 영국 본사 관계자들을 신속하게 소환 수사하고 기소해 반드시 한국 법정에 세워야 한다.
국회는 국정조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특위의 당초 목표였던 진상규명, 피해대책, 재발방지 가운데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다. 영국에서의 활동 성과까지 포함해 진상규명, 피해대책,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끝까지 마련해야 한다. 특히 국회 특위는 국회의 관련 상임위원회들, 정부 각 부처 및 기관들이 국정조사 이후에도 관련 조치들을 완수할 수 있도록 반드시 특위의 보고서로 정리해 담아내야 한다.
국회 특위 조사단와 피해자 대표단의 영국 현지 활동은 매우 의미가 있었다. 특히 영국의 중대비리조사청(SFO, Serious Fraud Office)에 영국 본사가 증거 조작과 은폐 과정을 주도하고 적극 개입한 사실과 관련해 형사 고발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의 관련 부처들,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검찰 등이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한국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 조치를 이끌어내는 활동 뿐 아니라, 세계 최악의 바이오사이드 참사라는 점에서 국제 사회에도 적극 알려 나가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
▣ 붙임 ) 옥시 영국 본사를 영국 중대비리조사청에 고발하기
위해 방문한 사진
(사진
출처 : 국회 특위 우원식 위원장의 페이스북)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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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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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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