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특별법 시행3년동안 문재인 정부의 초라한 낙제 성적표
환경보건시민센터 보도자료 2020년 8월31일
기자회견문
8월31일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9주기일
3가지 정부인정질환의 인정률은10명에 1명도 안되는 8.2%,
기업기금 대상을 포함해도
피해신고자의 절반도 안되는 43%만 인정,
피해지원기금의 절반도 안되는 37%만 지급,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특별법 시행3년동안 문재인 정부의 초라한 낙제 성적표
오늘 2020년8월31일은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알려진 지 만9년 되는 날이다. 9년전 오늘 2011년8월31일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가 원인미상의 산모사망과 중증폐손상의 원인이 가습기살균제 때문이라는 내용의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해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1994년 SK케미칼(당시 유공)이 호흡독성 안전시험도 거치지 않은 최초의 가습기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를 개발에 판매를 시작한 지 18년만의 일이었다.
9년전 그날 정부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문제의 가습기살균제를 누가 만들었고 어떤 제품명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품정보를 밝히지 않았고 70여일이 지난 그해 11월11일에서야 동물실험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6개 제품의 강제수거한다고 밝혔다. 그 사이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피해는 계속 이어졌다. 9년전 당시 이명박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는 피해자가 개별적으로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하라고 했다. 정부가 역학조사로 문제를 밝혔으니 피해대책은 소관사항이 아니라는 것이었고 그러한 정부의 자세는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2013년과 2014년 국회에서 피해대책특별법안이 앞다투어 제시되었으나 당시 박근혜 정부는 당시 정부와 여당은 이법의 제정을 저지했고 확보한 예산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불용처리 하는 등 피해대책을 방해했다. 그렇게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4년동안 철저히 방치되었다.
2016년 초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박근혜정부의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는데 첫 구속자는 제조판매기업이 아니라 서울대학교 교수였다.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이 옥시불매운동으로 가해기업의 책임을 물었고 그해 하반기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추진되었다. 그해 4-5월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최대 사회의제로 떠올랐고 한달에 피해신고가 1천여건씩 이어졌다. 그리고 2017년1월 피해구제특별법이 국회에서 제정되었고 8월8일에 시행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7일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대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했다.
2018년 12월10일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세월호 사건을 사회적참사로 규정한 특별법에 의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업무를 개시했다. 2019년 상반기동안 검찰의 2차 수사가 진행되어32명의 기업과 브로커, 환경부 직원 등이 기소되었고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2016년의 검찰 1차 수사로는 19명이 기소되었고 16명의 실형이 확정되어 현재에도 4명이 감옥에 수감중이다.
2020년 7월20일 가습기살균제 문제 담당부서인 환경부가 제17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며 11명에 대해 추가로 피해를 인정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모두88명의 폐질환 신청자를 심사해 이중 1명을 그리고 139명의 천식피해 신청자를 심사해 10명을 인정해 인정자가 모두 930명으로 늘어났다는 내용이었다. 폐질환 인정률은 1.1%였고 천식 인정률은 7.2%에 불과했다. 그날 환경부의 보도자료에는 붙임이 2개 있었는데 하나는 정부가 인정하는3가지 질환의 전체 판정현황이고 다른 하나는 2018년 8월 대통령 면담과 특별법 시행이후 피해지원이 얼마나 확대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환경부의 붙임자료1에 나오는 3가지 질환의 판정현황을 정리하고 인정률을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폐질환은 5770명 판정해 489명을 인정하여 인정률이 8.5%이고, 천식은 5692명을 판정해 432명을 인정하여 인정률이 7.6%이며, 태아피해는 56명을 판정해 28명을 인정하여 인정률이 50%이다. 전체적으로 11,518명을 판정해 이중 8.2%인 949명을 인정했꼬 91.8%인10,569명은 불인정되었다. 판정신청자 10명중 1명도 피해자로 인정되지 않은 셈이다.
<표, 환경부 2020년 7월10일자 보도자료 붙임1 분석>
<그림, 환경부 2020년 7월10일자 보도자료 붙임2 분석>
환경부 보도자료의 붙임2는 지난 3년여동안 얼마나 많이 인정하고 지원했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이었다.환경부의 설명은 대단히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읽혔는데 정작 전체 현황을 보여주지 않았다. 실제 현황은 다음과 같다. 기업기금으로 지원하는 계정인정자를 포함한다고 해도 피해신고자의 절반도 안되는 43%만이 인정되었고 57%인 3877명은 불인정되거나 판정되지 않았다. 피해지원금의 경우도 절반도 안되는 37%만이 지급되었고 63%가 정부금고에 쌓여있다. 많은 질병이 인정질환으로 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이 호소하는 질환들이 많고 그나마 인정질환들도 실제 질환별 인정기준이 매우 엄격해 위에서 밝힌대로 질환별 인정률은10명에 1명도 안되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지난 6년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의해서 철저히 방치되다가 문재인 정부들어 변화의 조짐을 보였으나 실제로는 초라한 낙제수준의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기금조차 절반도 지급하지 않았으니 문재인 정부가 무슨 할말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이제 100일 후면 사회적참사특조위의 조사업무가 마감된다. 그동안 진상규명과 피해대책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사회를 위해 무슨 성과를 냈는지 엄중한 평가가 따라야 한다. 더불어 정부는 특조위가 성과를 내기 위해 얼마나 지원하고 협조했는지 따져물어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대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직접 만나 위로하고 피해대책을 약속한 문재인정부에서도 이 문제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피해의 규모를 파악하는 조사조차 소극적이다.
2021년 8월31일은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알려진 후 10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까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어야 한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피해자들을 다시 만나 이렇게 해결했노라고 설명하고 위로하는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남은 1년동안 정부와 국회가 전력을 다해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다시는 이런 처참한 ‘안방의 세월호’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20년 8월 31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9주기 날에
가습기살균제 참사 유족과 피해자 그리고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 일동
내용문의; 환경보건시민센터 이성진 정책실장 (010-4719-7181)